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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타에고 산행 에세이 중앙일보 2월호_빅 라구나 마운틴, Big Laguna Mountain Loop Trail



빅 라구나 마운틴, Big Laguna Mountain Loop Trail


뷔페 레스토랑을 가면 세상 각지의 수만 가지 음식을 한 번에 경험할 수 있습니다. 각양각색의 요리들의 향연에 눈과 입이 즐거운 것은 물론이고 오늘은 무얼 먹을까 하는 고민에서 벗어날 수 있어 덩달아 마음까지 즐겁습니다. 가끔 산행을 가기 전에 울창한 숲, 광활한 사막 아니면 아름다운 호수 중 오늘은 어떤 코스로 산을 오를까 고민할 때가 있습니다. 오늘 산타에고는 위에 모든 모험을 한 번에 즐길 수 있는 종합 선물 세트 같은 트레일, 빅 라구나 마운틴으로 산행을 갑니다.

아침 일찍 회원님들을 모시고 8번 도로를 따라 동쪽으로 달립니다. 출발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저 멀리 보이는 사막 위의 하늘이 점점 밝아져 오며 일출의 붉은빛이 온 세상을 뒤덮기 시작했습니다. 한참을 넋을 잃고 바라보다 도착한 트레일 헤드에는 벌써 많은 회원님들이 산행 준비를 하고 계셨습니다. 이곳 Penny Pines Trailhead 파킹장은 사계절 많은 하이커들이 찾는 인기 있는 스팟이기 때문에 아침 일찍 서두르는 것이 주차 자리를 찾기에 유리합니다. 차 안에 Adventure Pass (Day $5 or Annual $30)를 걸어 두고 서로서로 밝은 인사를 건넨 뒤 일행은 오늘의 산행을 시작했습니다.


빅 라구나 루프 트레일은 10.3마일의 제법 길이가 있는 코스입니다. 약 4시간 정도가 소요되며 루프 형태의 트레일로 한 바퀴 원을 그리며 걷다 보면 출발했던 주차장으로 다시 돌아올 수 있습니다. 시계방향, 반시계 방향 중 한곳을 선택해 걸을 수 있으며 그 진행 방향에 따라 전혀 다른 감동을 느끼게 됩니다. 특히 사막지대를 지날 때의 느낌이 사뭇 다르며 제 경험상 반시계 방향으로 진행했던 코스가 좀 더 드라마틱한 경험을 할 수 있었습니다. 특정 구간에 그늘이 전혀 없고 사막에서 불어오는 바람이 매우 건조하기 때문에 여름 시즌에는 충분한 물과 함께 많은 주의가 필요합니다.

이곳의 가장 큰 매력이라면 한 트레일 안에서 무척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처음 2마일은 드넓게 펼쳐진 초원지대를 지나게 됩니다. 끝없는 갈대밭으로 이루어진 이 구간은 겨울 시즌 동안 눈 덮인 시베리아처럼 그 모습을 바꾸며 매년 방문객들을 즐겁게 해줍니다. 저 멀리 반짝거리는 라구나 호수가 보이기 시작하면 들판은 어느덧 흐트러진 야생화로 뒤덮여 가며 이곳부터 각종 진귀한 야생동물들을 만나볼 수 있습니다. 호수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으며 즐겁게 걷다 보면 어느덧 길은 오르막으로 변하고 일행은 울창한 산림 지역을 지나게 됩니다. 하늘을 모두 가린 울창한 오크와 파인 트리 사이를 땀 흘리며 오르다 보니 진한 숲 내음에 기분이 상쾌해지며 몸도 마음도 힐링 되는 게 느껴집니다.


그렇게 오르막을 오른 지 한 시간 남짓, 도착한 길의 끝에는 마치 그동안의 고생을 보상하듯이 탁 트인 사막지대의 절경이 펼쳐집니다. 안자보레고 주립공원과 클리블랜드 국립공원의 경계를 아슬아슬하게 걷게 되는 약 4마일의 이 구간은 빅 라구나 마운틴의 백미라 할 수 있을 만큼 숨 막히게 아름다우며 저 멀리 끝없이 펼쳐진 사막의 광활한 풍경을 보고 있으니 지난 일주일간 고민했던 모든 일들이 모두 사그라드는 기분입니다. 이 구간에서는 많은 PCT (Pacific Crest Trail) 하이커들을 만나 볼 수 있습니다. 운이 좋으면 그들과 친구가 되어 흥미진진한 모험 이야기를 들을 수도 있으니 밝은 미소와 함께 인사를 먼저 건네보시기 바랍니다.

다행히 선선한 날씨 덕에 일행은 무사히 산행을 끝낼 수 있었습니다. 오랜만에 느끼는 꽉 찬 4시간의 기분 좋은 피로감에 회원님들의 얼굴에 가득한 미소가 보입니다. 주차장에 모여 다들 아쉬운 작별 인사를 나눈 뒤 다음 주를 기약하며 자리를 떠났습니다. 바로 옆에 위치한 라구나 캠핑장도 깨끗하고 무척 아름다우니 주말을 이용해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 1박 2일 캠핑도 한번 도전해 보시기 바랍니다. 요즘 들어 아침저녁 길어지는 햇살에 샌디에고에 점점 봄이 오는 게 느껴집니다. 곧 만날 봄꽃 만개한 산행을 저희 산타에고와 함께 하고 싶은 분들은 언제든지 연락 주시기 바랍니다. Let's hike!


장소: Penny Pines Trailhead, 12031 Sunrise Hwy, California

예상거리 / 시간 / 획득고도: 10.3 mi / 4시간 ± / 1,167 ft


글_Jay Lee (산타에고 회장), www.santaeg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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