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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타에고 산행 에세이 중앙일보 4월호_조슈아 트리 국립공원, Joshua Tree National Park



산타에고 산악회는 일 년에 두 번 캠핑을 갑니다. 봄이 시작되는 3월에는 캘리포니아와 네바다 근처의 사막에서 쏟아지는 은하수와 함께 하룻밤을 보내고 가을이 깊어 가는 9월에는 시에라 고원 지역의 대자연 속에서 이틀간 야생을 체험합니다. 흐트러지게 피어 가는 봄꽃이 지천인 오늘, 산타에고는 조슈아 트리 국립공원에 1박 2일 정기 캠핑을 떠납니다.

조슈아 트리는 캘리포니아 남부의 사막 지대에 위치한 국립공원입니다. 엘에이에서 차로 두 시간 정도면 갈 수 있으며 모하비와 콜로라도 사막이 공존하며 만들어낸 독특한 생태계의 동식물들을 만나볼 수 있는 곳이기도 합니다. 특이한 모양새의 화강암 암석지대로도 유명하며 특히 밤하늘의 별빛이 무척 아름답기 때문에 오버나이트 캠핑을 했을 때 그 진정한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습니다. 이용 가능한 총 9개의 캠핑장 중 추천드리는 곳은 점보 록스 캠핑장(Jumbo Rocks Campground), 라이언 캠핑장(Ryan Campground) 그리고 쉽 패스 그룹 캠핑장(Sheep Pass Group) 이렇게 3곳입니다.


오늘의 캠핑장소인 쉽 패스 그룹 캠핑장의 맑고 화창한 하늘 아래로 회원님들의 모습이 하나 둘 보이기 시작합니다. 서로서로 반가운 안부 인사와 함께 지난 산행의 무용담과 새로 산 장비 자랑을 하다 보니 온 캠핑장이 왁자지껄합니다. 경험 많은 회원님들의 조언 아래 초보 캠퍼 님들의 장비 설치를 돕다 보니 어느덧 캠프 셋업은 순식간에 끝이 났고 준비해 간 피자, 치킨 그리고 과일로 점심을 해결한 뒤 첫 번째 하이킹 트레일인 라이언 마운틴으로 발걸음을 옮겼습니다.

라이언 마운틴(Ryan Mountain)은 길이 약 3마일, 획득 고도 1,062피트로 세 시간 정도면 완주할 수 있는 중간 난이도의 트레일입니다. 공원의 가장 중앙에 우뚝 솟아 있기 때문에 정상에 오르면 발밑으로 펼쳐진 공원 전체를 한눈에 감상할 수 있으며, 중간중간 마주치는 사막 여우와 캥거루 쥐들이 산행을 즐겁게 해줍니다.


두 번째로 추천드리는 하이킹 트레일은 바로 인스피레이션 피크(Inspiration Peak Trail) 입니다. 공원의 가장 서쪽에 위치한 이 길은 키즈 뷰 (Keys View) 주차장에서 출발할 수 있으며 1.8마일로 두 시간 안쪽으로 끝낼 수 있는 짧은 트레일입니다. 산행 내내 캘리포니아를 대표하는 명산, 샌 한신토와 샌 골고니오의 멋진 풍경을 파노라마로 볼 수 있으며 특히 일출과 일몰 시 그 감동이 배가 되므로 해 시간을 잘 맞춰 꼭 도전해 보시길 바랍니다.

마지막으로 추천드리는 코스는 바로 히든 밸리(Hidden Valley) 입니다. 높은 바위들로 마치 성벽처럼 둘러싸인 이곳은 그 이름만큼이나 독특한 자연 생태계를 안쪽에 숨기고 있습니다. 무척 잘 관리된 1마일의 코스로 한 시간 안쪽으로 끝낼 수 있기 때문에 아이들과 함께 걷기 좋은 코스입니다.


모든 일정을 끝낸 뒤 해가 지는 아름다운 사막의 석양 뒤로 캠프 그라운드에 다시 모인 산타에고 회원님들은 준비해간 바베큐와 칵테일을 즐기며 하루 동안 겪은 모험담을 서로 자랑하느라 정신이 없었습니다. 그렇게 모닥불 주변에 옹기종기 모여 앉아 감미로운 올드팝을 듣다 보니 어느덧 하늘은 다이아몬드처럼 반짝이는 사막의 별들로 가득 덮여 갔으며, 그 하나하나의 빛들이 연결되어 거대한 은하수를 이루듯 지금 이렇게 아름다운 시간들을 같이 할 수 있는 우리의 인연이 마치 은하수와 닮아 보여 얼굴에 미소가 번져갑니다. 새롭게 시작하는 2023년, 겨울 동안 움츠렸던 몸과 마음을 산타에고 산악회와 함께 힘찬 기지개로 날려 버릴 분들은 꼭 연락 주세요. 그럼 모두들 트레일 위에서 만나 뵙기를 기대하며 Let's hike!


캠프 그라운드 퍼밋 정보: https://www.recreation.gov/camping/gateways/2782

글_Jay Lee (산타에고 회장), www.santaeg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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